촌스러워도 진가를 알아보는, ‘빈티지스러운’ 눈
점점 생산해 내는 콘텐츠 양이 줄고 있다. 발행이 늦어지는 게 참 안타깝다. 그만큼 노련해지고, 정교해지는 거 아닐까 따져보기도 한다. 그동안 큰일은 없었지만, 미감에 뚜렷한 변화가 생긴 느낌이다. 감별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알다시피 가용하는 콘텐츠나 미디어가 무수히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늘 판가름하는 것뿐이다. ‘아, 이건 읽히겠네’, ‘이게 뜨면 얼마나 갈까’ 등. 그런 와중에 내가 철저히 지키며 매일 검열하는 기준은 이거다.
"내 주어진 시간이 정처 없이 흘러가니, 한 번 볼 때 잘 보자. 자세히 보자." 이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시간은 단축된다.
가령 맛집이나 카페 투어 콘텐츠의 경우, 개인이 향유한 지극히 주관적 장소에 대한 감상이다. 여기엔 여러 가지가 담겨 있다. 철저히 주관적이기 마련이니, 글쓴이가 그 카페를 한 번 방문했는지, 그 동네 살았던 사람인지 아닌지 등 알 수 없고 불확실한 정보가 담겨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믿는 건 대체로 오래된 곳이긴 하다. 오래됐다는 건, 살아남았다는 반증이니까. 내게 빈티지는 좋은 의미에 더 가깝다. 아무튼 직접 방문하고, 경험해 보는 게 최고이긴 하다.
그럼에도 신상 카페나 술집 중에도 왠지 모르게 뜰 것 같은 곳은 보인다. 친숙하면서도 요즘 구미에 맞게 세련된 구석이 있는 그런 곳. 미안하지만, 또 되려 예전에 자주 가던 곳은 이제 자주 못 가고 있다. 촌스러움이나 지나친 새로움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성격 탓에, 오늘도 눈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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