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하게 나이듦
@2/22/2026
예전에 같이 미팅을 돌던 차장이 온 지 얼마 안 된 내게 나이를 묻더니 툭 던졌다.
"OO 씨도 나이 먹을 만큼 먹었네~"
짜증나긴 했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뼈를 맞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살면 살수록 나이를 먹는다는 의미는 점점 강하고 부정적인 색깔로 점철돼 다가온다. 봄이라 요즘 주변에서 결혼을 많이 한다며 탓을 돌려보지만, 사실은 외로움을 넘어선 위험한(?) 단계에 도달했음을 안다. 머리로 그리는 통념에서 벗어나 삶의 중간 어딘가를 붙들어 가는 처절함과 개성을 잃지 않으려는 고집 사이에서 매일 싸우는 상황.
모진 일은 많았지만, 여전히 남에게 기대기보다는 '셀프 위로'를 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익숙해지기도 했고, 남을 불편하게 하기 싫은 것도 있다. 좀 쓸쓸해 보이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이젠 늘 고민하며 산다. 어떻게 하면 좀 '섹시하게' 나이 들 수 있을까.
내가 정의하는 섹시는 더 이상 젊은 날의 육감이나 관능이 아니다. '늙어서 섹시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여유로운 태도와 겉보기에 알맞게 익은 실루엣에 가깝다. 기혼이든 미혼이든, 대다수가 이 '섹시함'을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기꺼이 지갑 열고 투자하는 것 아닐까.
엊그제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 본 TV 장면이 떠오른다. <나 혼자 산다> 전현무 씨가 '두쫀쿠'를 만들어 박천휴 작가의 집을 방문했던 모습. 화면 속 전 씨는 박 작가의 집 인테리어를 무척이나 동경하고 있었다. 나이 들어 '섹시'를 선망하는 모습이 딱 저런 모습 아닐까. 독보적인 감각이나 감도를 향한 갈증 그 무엇.
섹시한 어른이 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