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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작업 곡(a.k.a. 노동요): 돌이킬 수 없는 걸음

@2/25/2026
지하철, 헬스장, 도로 위, 카페. 따로 정해놓진 않지만, 작업할 때만큼은 꼭 가려 듣는다. 요즘은 다시 영화 <장화, 홍련>의 OST인 이병우의 '돌이킬 수 없는 걸음'에 꽂혔다.
대학 시절 과제로 이 영화를 다뤘는데, 마흔 장이 넘는 PPT를 만들며 이 곡을 무한 반복했다. 괜히 듣고 있으면 웅장해지면서도 내 서글픈 인생을 되갚음 당하는 기분이 들어 무척 감격스러워진다. 울컥하면서 눈물 나는 그 느낌.
특히 이 곡은 극 중 수미(임수정)의 비극이 시작된 결정적 사건의 말미에 나온다.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이라는 제목은 그녀의 처지와 상황을 적확하고 짧게 잘 관통했다고 생각한다.
<장화, 홍련>은 귀신으로 사람을 놀래는 공포영화가 아니다. 되레 오해로 뒤섞인 인간 삶 그 자체를 보여주는 초현실적 비극에 가깝다. 귀신도 세 번만 나오나? 지극히 현실적인 슬픔들이 쌓여 만들어낸 드라마이기에 내겐 더 절절한 인생 영화로 남았다.
봄에 이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음악을 듣고 있으면 투명한 감각으로 몰입이 잘 된다. 이건 분명 요즘 내가 오랜 기간 술을 끊은 탓도 있겠지만, 이 음악 덕분도 있다. 듣고 있으면 모든 일상이 당연해 보이지 않달까. 그래서 작업할 때 듣는다.
노동요는 매번 바뀌지만, 이맘때쯤이면 결국 다시 이 트랙으로 돌아오곤 한다. 나를 가장 슬프게 만들지만, 기운 나게 만들어주는 노동요, '돌이킬 수 없는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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