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을 향유하는 것
@2/21/2026
예전엔 생판 모르는 남들이 어떤 사람인지 그렇게 궁금했는데 이젠 그 정도로 궁금하진 않다. '다들 무슨 일 하고 있는 사람들이겠거니' 하며 내 일에 금방 전념하고 만다.
그럼에도 종종 그 빗장은 풀리고 말긴 하더라. 멀고도 아득한 옛 친구들의 업데이트된 소식이나, 지나가다 마주친 정말 특이해 보이는 사람, 아직 못 만난 미래의 인연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것들. 또 요즘 상반기 특유의 공기가 유독 그런 설렘을 자아낸다.
오늘 목감기로 이비인후과를 찾았는데, 오랜만에 어린아이를 가까이서 오래 지켜봤다. 내 눈엔 그 아이가 생경했다. 모든 게 새롭다는 눈망울, 남을 알아가겠다는 태도와 열정이 그 짧은 분위기 속에서도 느껴졌다. 분명 나도 가지고 있었던 어떤 응어리였는데, 난 어딘가 좀 변질됐달까. 조금은 정제된 것 같아 묘한 슬픔도 있다.
절대 온전하게 알 수 없을 타인의 삶. 궁금했다가도 금세 무심해지는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지만, 확실한 건 내가 모르는 사실이 여전히 널리고 깔렸다.
그래서 나는 아직 젊다며 박박 우기는 무모함으로, 내가 모르는 사실들을 기꺼이 향유하겠다며 또 다짐한다. 용기내면서 다시 또 살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