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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서 숨쉬기: 연희와 합정

@2/24/2026
답답한 서울 스팟들이 있다.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종로와 광화문 일대가 내겐 그렇다. 평일엔 우거진 빌딩과 화이트 칼라 행렬이 내 목숨을 앗아갈 것만 같고, 주말엔 요란한 시위가 날 힘들게 한다.
반면 일주일 내내 머물러도 편안한 동네가 있다. 터 자체가 주는 안락함이 깃든 곳, 연희동과 합정동.
연희동은 김밥이나 커피만 맛있는 동네가 아니다. 길은 좁지만, 어지럽거나 붐비지 않는 게 특징이랄까. 교통이 절대 좋진 않아도, 갈 때마다 아는 사장님들이 반겨주시는 게 참 좋다. 한적하면서도 동네 자체가 '좋은 성품'을 지닌 것만 같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왜 이곳에 터를 잡는지 알 것 같다. '기필코 아트적이려 애쓰지 않는' 그런 담백한 동네.
합정동, 거긴 홍대의 소란함이 기분 좋게 휘발된 곳이다. 훨씬 느리고, 내가 그리는 '사람 사는 냄새'가 폴폴 나는 동네다. 커다란 개나 편안하고 개성 있는 워크웨어를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본 기억이 있다. 실제로 작업을 그 동네서 많이 하는데, 집중도 잘 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대체로 커피가 맛있고, 오래 머물러도 되는 곳이 꽤 존재해서 그 자체로 든든하다.
마음 둘 곳 없는 동네만 있었더라면 불행했을 텐데, 이만큼 살 때까지 편한 곳을 찾아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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